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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분석 AI로
정신과 진단 체계를 뒤흔들다
배상윤 리소리우스 대표

정신과와 신경과 치료를 더 싸고, 빠르고, 정확하게. 배상윤 리소리우스 대표는 이 한 가지 목표를 위해 학교를 다니며 회사를 세운 학생 창업가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재학 중 20억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한 그는 ‘학생 창업가’라는 틀을 깨고 글로벌 의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제3회 기업가정신발전소 TALK 라이브1 연사로 나선 그에게 창업 현장의 현실적인 고민과 조언을 들었다.

정리 이인영

사진 제공 한경협

  • 1.기업가정신발전소 TALK 라이브: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실시간 강연을 통해 청년 및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기업가정신의 가치를 나누는 오픈형 강연 프로그램

의대생으로서 학문적 연구를 하던 준비 단계와, 실제로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운영하는 창업 현장 사이에는 어떤 실질적인 차이가 있었습니까?

뇌 건강을 정량화하는 일이 사회에 이롭고, 환자의 예후도 개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연구 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학교에서 연구할 때는 기술적으로 흥미로운 아이디어라면 그것으로 충분했지만, 사업 현장에서는 달랐습니다. 기술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되거나 현장에서 당장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면 고객은 절대 지갑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존의 레거시 산업이 왜 지금의 방식으로 작동해 왔는지부터 깊게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낡았다고 쉽게 단정하고 나는 다르다며 섣부르게 덤비기보다, 그들이 쌓아 온 방식을 겸손하게 배우고 이해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비로소 실제 시장이 필요로 하는 진짜 사업적 기회를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창업 초기에 여러 아이템을 시도하며 방향을 바꿔 왔습니다. 아이템 설정 과정에서 가장 후회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하나의 문제에 충분히 깊게 파고들기보다 여러 아이템을 얕게 시도했던 점이 가장 후회됩니다. 창업 초기에는 무엇이든 일단 빠르게 시작하고 끊임없이 수정하며 보완하는 것이 성공하는 스타트업의 미덕이라 믿으며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실패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 다른 선택지로 회피한 것에 가까웠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 덕분에 앱이나 서비스를 단기간에 만들어낼 수 있게 되면서, 오히려 고민의 깊이가 얕아지는 오류에 빠지기 쉬워졌습니다. 명확한 문제 의식과 끝까지 풀어 내겠다는 의지 없이 시도만 반복한다면 결과적으로 어떤 경험도 자산으로 쌓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과거에 시도했던 인슈어테크(InsurTech)나 웰니스(Wellness) 분야를 과감히 정리했습니다. 지금은 오직 정신과와 신경과를 위한 신약 개발 및 병원 체인 구축이라는 문제에만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많은 의료 분야 중 특별히 정신과와 신경과에 주목하고 계신데, 리소리우스가 지향하는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 방향성이 궁금합니다.

정신과·신경과 질환은 기존 의료계에서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가장 어려운 영역이었습니다. 정량적인 데이터가 아니라 환자의 주관적인 설명과 의료진의 관찰에 의존하여 진단해 왔기 때문입니다. 리소리우스는 뇌 데이터를 분석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파운데이션 모델2(Brain Foundation Model)을 통해 이 모호한 영역을 정밀하게 측정 가능한 영역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병원 행정과 진료를 전자동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싸고 빠르고 좋은 정신과·신경과 체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외 15개 이상의 기관 및 베트남, 미국, 영국 등 글로벌 병원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실증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 2.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언어, 이미지, 코드 등 다양한 작업에적 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인공지능(AI) 모델

현재 리소리우스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실무 과제와,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디지털 의료 인프라의 청사진은 무엇입니까?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실무 과제는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작업입니다. 이는 기업이 병원을 직접 인수하기 어려운 국내 규제 환경을 넘어, 본격적인 자율형 병원 체인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입니다. 최종 목표는 경영난을 겪는 정신과 병원들을 인수해, 뇌파 분석 AI를 도입함으로써 의사와 간호사의 업무를 자동화·효율화하고 흑자 전환을 이뤄내는 것입니다.
우리의 솔루션은 단순한 데이터 분석 툴에 머물지 않습니다. 진료 현장의 ‘AI 뇌과학자(AI Neuroscientist)’로서 진단과 행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독창적인 인프라입니다. 객관적인 뇌 데이터를 통해 진단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진료 프로세스를 전자동화하여 의료 비용을 절감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진료 현장의 비용 구조 자체를 혁신하여 대중에게 더 나은 의료 경험을 제공하고, 장기적으로는 환자의 예후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디지털 의료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 그것이 리소리우스 사업의 출발점이자 존재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청년 인재들이 리소리우스와 같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길 원하시나요?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는 스스로를 ‘학생’이라는 틀에 가두고 한계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풀고자 하는 문제의 스케일이 작으면 큰 자본도, 뛰어난 인재도 모을 수 없습니다. 지난해 제가 미국과 중국에서 오랜 시간 글로벌 인재들과 호흡하며 느낀 것은 우리나라 청년 인재들과 태도가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시장을 주도하고 세상을 바꾸겠다는 야심을 품고 움직이는 반면, 우리는 생존만을 먼저 고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초격차를 만들려면 당장의 생존보다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담대함이 필요합니다. 우리 청년들이 스스로의 서사를 믿고 의연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