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nterview

한-프랑스 경제 협력의 가교
프랑수아 자코브
MEDEF 한-프랑스 경제계 미래대화 위원장

한-프랑스 경제 협력의 가교
프랑수아 자코브
MEDEF 한-프랑스 경제계 미래대화 위원장

프랑수아 자코브 이미지

2026년 한-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앞두고, 양국 경제 협력의 가교인 MEDEF(프랑스경제인협회) 한-프랑스 경제계 미래대화의 프랑수아 자코브(François Jackow) 위원장을 만났다. 글로벌 산업 가스 기업 에어리퀴드의 CEO를 겸하고 있는 그는, 최근 DIG에어가스 인수를 통해 한국 시장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다시 한번 증명해 보였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는 수소와 AI가 만드는 산업의 변곡점 위에서 양국 경제가 함께 나아갈 전략적 비전과 새로운 도약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나연

사진 MEDEF

한-프랑스 수교 140주년

Q. 2026년은 한-프랑스 수교 14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민간 부문의 리더인 CEO로서 보시기에, 한국과 프랑스 간의 협력을 가속화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저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활동하는 모든 프랑스 기업들에게 이번 수교 140주년은 매우 뜻깊은 이정표입니다. 단순히 양국간 오랜 우정의 역사를 축하하는 것을 넘어, 매우 성과 있는 협력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강조하는 계기입니다. 비록 프랑스와 한국은 고유한 역사와 지리적 배경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서로 다른 과제에 직면해 있지만, 오늘날의 치열한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우리 양국은 유사한 관점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양국 간 협력은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동맹 관계가 도전받는 복잡한 지정학적 상황 속에서, 대기업, 중견기업, 스타트업을 아우르는 민간과 공공 부문 간의 대화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며, 이는 한국과 프랑스 간 비즈니스 유대를 더욱 강화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Q. 한경협과 MEDEF(프랑스경제인협회)는 협의체(1991-2016)를 유지해왔고, 2024년에는 ‘한-프랑스 경제계 미래대화’를 창설하며 양국 경제계의 가교 역할을 해왔습니다. 양국 경제계 간의 주요 논의 분야를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먼저 한경협과 MEDEF 간의 유대가 35년 넘게 유지되어 온 놀라운 연속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2024년에 우리는 회원사들의 참여를 보다 확대하고 실질적인 핵심 협력 분야를 심도 있게 논의함으로써, 비즈니스 대화의 외연을 넓히고 깊이를 더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산업과 모빌리티의 탈탄소화는 우리가 만날 때마다 다뤄 온 공통의 핵심 의제이며, 많은 회원사들이 이 과제에 기여하고자 하는 야심 찬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항공우주와 반도체 같은 핵심 분야는 여전히 주요 의제로 다루고 있으며, 프랑스와 한국이 함께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2026년에는 바이오 테크놀로지와 딥테크(Deep Tech)에 특별히 집중하여 AI와 양자 컴퓨팅 분야의 선도적인 프랑스 및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계획입니다.
정책 프레임워크뿐만 아니라 강력한 산업 기반과 혁신이 필요한 복잡한 전환 과제를 다룰 때, 한-프랑스 경제계 미래대화는 기업과 정책결정자들이 성공적인 성과 창출에 가장 중요한 과제를 함께 논의하는 필수 플랫폼입니다.

‘프랑스 2030’과 스타트업 혁신 생태계

Q. ‘프랑스 2030’은 소형모듈원자로(SMR), 저탄소 수소, 미래 모빌리티 등 10대 우선 분야의 목표 달성을 위해 540억 유로를 투자하는 계획입니다. 한-프랑스 기업 간에 시너지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어디입니까? 또 한국 기업의 빠른 성공을 도울 수 있는 협력 모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프랑스 2030은 향후 10년동안 산업 및 모빌리티 탈탄소화(전기화 및 수소 포함), 우주, 바이오, 원자력과 같은 핵심 전략 분야에서 프랑스가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야심 찬 로드맵입니다. 주요 산업 강국인 한국 또한 이 분야에서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 만큼, 양국은 실질적인 협력의 기회를 폭넓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미 삼성, LG, 엔켐 등 한국의 주요 기업들이 프랑스 투자를 발표하며 고무적인 협력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세계 최대 규모로 손 꼽히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1,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있는 ‘스테이션 F1’)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KOSME)과 강력한 협력 관계를 맺어 프랑스 내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한국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파트너십이 협력을 가속화한다고 믿기에, 파리에 진출한 한국 스타트업들의 존재를 적극 활용하여 2025 한-프랑스 경제계 미래대화를 스테이션 F에서 개최하였습니다.

  • 1.스테이션 F(Station F):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캠퍼스로, 1,000여 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상주
글로벌 투자 전략

Q. 한-프랑스 경제계 미래대화 위원장으로서 보시기에, 최근 몇 년간 양국 기업의 투자 결정과 협력 관행은 어떻게 변했나요? 한국이 글로벌 투자처로서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규제 제한이나 제도적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기업들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야심 찬 정책 프레임워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예측 가능성, 일관성, 그리고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늘날 많은 국가가 복잡한 대전환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민간과 공공 부문 간의 협업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정책 입안자들은 엄격한 재정적 한계와 여론의 거센 압력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정책적 운신의 폭을 좁히는 요인이 됩니다. 기업은 재무적 기준에 근거해 건전하고 장기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는 동시에, 탈탄소화 경로에 대한 약속을 포함하여 자신들이 공언한 바와 일치하는 결과를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만능 해결책은 없으며, 지속적인 논의와 조정을 통해 최선의 길을 찾아야만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프랑스와 한국 모두는 투자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고 일관된 정책 프레임워크(예를 들어 탄소 가격의 추이, 저탄소 제품 의무화 및 에너지 공급 믹스 등)를 제공하여 국가 산업의 경쟁력을 보장하고, 국제적으로 공정한 경쟁 환경을 유지하며, 기업들이 저탄소 솔루션에 성공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Q. 에어리퀴드는 최근 DIG에어가스를 인수하는 등 한국 시장에 대해 높은 신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규모 투자를 직접 결정하는 경영자로서, 한국이 투자처로서 가지는 매력은 무엇입니까?

A. 에어리퀴드는 30여 년 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왔습니다. 최근 DIG에어가스를 인수한 것은 한국 내 에어리퀴드의 규모를 두 배 이상으로 키운 획기적인 행보이며, 이는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한국은 강력하고 다각화된 제조업 기반과 혁신적인 경제 구조를 갖추고 있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며, 반도체 산업의 탄탄한 기반과 에너지 전환에 대한 국가 차원의 선제적 대응은 대규모 장기 투자에 이상적인 환경을 조성합니다.

가치 사슬 재편과 디지털 혁신

Q. 에어리퀴드의 미래 성장을 이끌 핵심 동력(Engine)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에어리퀴드의 성장은 전 세계 제조 산업의 변화를 지원하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이는 모든 부문에 걸쳐 가치 사슬의 재구성 및 자동화, 디지털화, 전기화 등을 시작으로 하는 주요한 기술적 변화를 의미하며, 당연히 AI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포함됩니다. 구체적으로 오늘과 내일의 주요 성장 동력은 핵심 산업의 리쇼어링(Reshoring)이나 가치 사슬 재설계를 포함한 주권 강화의 필요성, 산업 탈탄소화 및 전기화, 그리고 반도체 제조입니다.
또한, 헬스케어 역시 핵심 축입니다. 선진국에서는 고령화가 진행되고 신흥 시장은 확장되면서, 에어리퀴드의 재택의료 및 병원 대상 사업도 계속 크게 성장할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에어리퀴드는 재택의료 분야에서 상당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수소 경제와 탄소 중립의 해법

Q. 현대차그룹과 함께 수소위원회 공동 의장을 맡고 계신데, 한국의 수소 상용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결정적인 걸림돌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수소는 에너지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솔루션 중 하나입니다. 또한 수소는 유럽과 한국 모두에 더 강력한 에너지 안보를 제공하는 길입니다. 물론, 일정 수준의 국내 수소 생산이 가능해야 하고 저탄소 전기 및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과 같은 상당한 자원이 요구되어도 나아가야 할 길입니다.
현재 140개 기업이 모인 수소위원회의 역할은 탈탄소화를 위해 수소를 사용해야 하는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저탄소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재정적 지원, 인프라 개발,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탄소 제품에 대한 수요를 자극하는 효과적인 정책들이 결합되어야 합니다.
수소는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참여 주체들의 긴밀한 연계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 이해관계자 간 폭넓은 조율이 필수적입니다. 수소 경제에 대한 비전을 가장 먼저 개발한 국가 중 하나인 한국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선도 기업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에어리퀴드는 현대차, SK E&S, 롯데케미칼 등과 협력하여 최적화된 공급망을 구축하고 수소 버스를 대규모로 보급해 왔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하려면 정부와의 더욱 긴밀한 조정이 필요하며, 저희는 지속적인 정책적 예측 가능성과 지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건은 한국이 신흥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Q. 탄소 중립과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추구할 때, 기업이 반드시 갖춰야 할 전략의 필수 요소는 무엇입니까?

A. 기업은 탄소 중립이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제약이 아닌 기회로 재설정해야 합니다. 이는 하나의 여정입니다. 전략은 실용적이어야 하며, 에너지 효율과 같은 점진적인 솔루션과 탄소 포집과 같은 혁신적 기술을 결합해야 합니다. 결정적으로, 저탄소 솔루션에 드는 초기 추가 비용은 지역 간 공정한 경쟁 환경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을 통해 지원되어야 하며, ‘친환경(Green)’이 된다는 것이 ‘경쟁력 상실(Uncompetitive)’을 의미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한국을 향한 조언

Q. 지난 30년 동안 한국의 성장을 곁에서 지켜본 파트너로서, 글로벌 불확실성의 시대를 헤쳐 나가고 있는 한국의 기업인과 국민들에게 격려의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A. 모든 주요 산업 부문에 걸친 한국의 역동적인 확장은 에어리퀴드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었으며, 한국을 그룹 내 글로벌 톱 5 국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했습니다. 오늘날 글로벌 불확실성은 많은 이들에게 불안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수많은 대전환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이는 또한 희망의 원천이 되기도 합니다. 한국의 성공은 국가 특유의 역동성과 개척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러한 자질은 현 상황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이 쌓아온 뛰어난 실적과 한국인들의 역량 및 결단력을 바탕으로, 한국은 여러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점할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만약 기업 및 정치 지도자들이 책임감과 야심, 그리고 용기를 보여주고, AI와 혁신으로 변화를 이끌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수용한다면, 미래는 엄청난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에어리퀴드는 이 나라에서 헌신적인 기업 시민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표창희 이미지
Profile
프랑수아 자코브(François Jackow)

산업 가스, 서비스 및 헬스케어 분야의 세계적 리더인 에어리퀴드(Air Liquide)의 프랑수아 자코브 최고경영자(CEO)는 1993년 그룹 입사 이후 30년 넘게 유럽, 아시아, 미국을 아우르는 폭넓은 글로벌 경험을 쌓으며 전략적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또한 그는 MEDEF의 한-프랑스 경제계 미래대화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양국 간 협력과 혁신을 주도하는 중요한 경제 외교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