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nterview

멈추지 않는 기술,
멈추지 않는 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

멈추지 않는 기술,
멈추지 않는 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

제임스 로빈슨 이미지

네이버는 검색으로 시작해 커머스, 콘텐츠, 핀테크, 클라우드, 로보틱스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진화를 거듭해왔다. 사업의 폭은 꾸준히 넓어졌지만, 방향은 하나다. ‘기술과 서비스로 세상의 모든 가능성을 연결한다.’
AI 전환이 산업의 질서를 새롭게 쓰는 지금, 네이버는 기술기업을 넘어 ‘플랫폼 생태계 리더’로서 새로운 항로를 그리고 있다.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2026년을 시작한 최수연 대표에게 네이버의 도전 정신과 AI·데이터 시대 전략, 그리고 ‘사람을 향한 기술’의 의미를 물었다.

김나연

사진 제공 네이버

2026년 새로운 시작

Q. 산업과 기술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검색·콘텐츠·커머스·핀테크·AI 등 다양한 영역을 이끌어 오셨는데, 2026년을 맞이하는 대표님의 마음가짐이 궁금합니다.

A. 산업의 키워드가 분기마다 바뀌는 시대지만, AI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산업계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여기에 스테이블코인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자산과 새로운 웹 동작 모델인 웹3.0이 주요 기술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AI 기술은 이미 비즈니스의 구조를 바꾸기 시작했고, 디지털 자산과 웹3.0의 융합은 새로운 시너지를 일으키며 더 빠른 변화를 이끌 것입니다. 그래서 네이버에게 2026년은 도전의 해이자, 우리 방식의 경쟁력을 더 선명하게 만드는 해라고 생각합니다.
네이버는 어떤 변화가 오더라도 ‘기술로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는 기업’이라는 본질을 잃지 않으려 합니다. 시장의 흐름에 휩쓸리기보다, 우리가 만들어갈 가치가 무엇인지 스스로 묻는 자세로 2026년을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미션

Q. 스타트업의 작은 씨앗에서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하기까지, 네이버 역사를 관통하는 가장 큰 터닝포인트는 무엇이었습니까?

A. 네이버를 수식하는 키워드는 많지만, 결코 빠지지 않는 것이 ‘글로벌’입니다. 네이버는 창업 초기부터 국내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속에서 통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글로벌’이라는 미션 아래, 서비스에 집중하며 사용자를 더욱 면밀히 살펴보게 되었고, 이를 통해 PC에서 모바일로 전환되던 시기에도 네이버만의 해법을 찾아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하며 성장을 이어왔습니다. 그 여정 속에서 ‘글로벌이란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각 지역의 사용자·문화·시장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기술의 쓰임새를 새롭게 정의해가는 과정’임을 체득했습니다.
경험과 깨달음의 축적은 결국 라인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었고, 웹툰·스노우·밴드·제페토·라인웍스 등 글로벌 서비스로 확장되었습니다. 포시마크, 왈라팝 등 해외 기업의 합류 또한 네이버의 무대를 넓힌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네이버의 성장은 끊임없는 도전의 결과였고, 그 도전의 방향은 언제나 ‘글로벌’이었습니다.

Q. 글로벌 기업으로의 전진을 위해 현재 집중하는 사업 영역과 전략은 무엇입니까?

A. ‘글로벌은 로컬의 합’이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빅테크처럼 표준화가 통하는 분야가 있는 반면, 각 지역의 상황에 특화된 서비스가 필요한 영역도 있습니다. 네이버는 글로벌 스탠더드의 일방향이 아니라, 지역에 맞춘 다중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즉, 각 지역의 문화와 이용 행태를 존중하면서 기술을 현지화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콘텐츠 사업의 경우 북미·일본·유럽을 중심으로 웹툰 IP를 확장하고 있고, C2C 커머스는 북미와 남유럽에서, 업무 협업 툴은 일본에서, AI·디지털트윈1 기술은 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각 시장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그 사이를 기술로 연결하는 기업으로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 1.디지털트윈: 현실의 사물이나 시스템을 가상공간에 동일하게 구현하여, 실제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시뮬레이션·예측·최적화에 활용하는 기술
미래를 위한 준비

Q. 취임 후 경영 측면에서 가장 의미 있었던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A. 경영자는 당장의 실적을 관리하는 것을 넘어, 미래의 성장 기반을 만들어야 합니다. 제가 대표로서 집중한 것은 ‘AI 시대에 걸맞은 조직 체계와 일하는 방식’을 재정비하는 일이었습니다.
모바일 시대의 네이버는 각 서비스가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CIC(Company In Company) 구조를 중심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AI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기에 맞춰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조직 체계의 변화와 새로운 리더십 발굴이 필요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 대비 제한된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사업과 프로덕트를 분리하고, 공통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전문성을 강화한 새로운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또한 기술 전 영역에 AI를 도입하고, ‘커넥티드 워크’를 통해 물리적 제약 없이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검색·커머스·콘텐츠·광고 등 기존 핵심 서비스의 품질이 높아졌고, 치지직·오픈톡·클립 등 새로운 서비스 실험도 빠르게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2022년 매출 8조 2,200억 원에서 2024년 10조 7,000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1조 3,000억 원대에서 1조 9,700억 원대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저에게 더 의미 있는 변화는 ‘AI를 중심으로 다시 설계된 조직’ 자체입니다.

‘DAN25 컨퍼런스’에서 '에이전트 N'을 소개하고 있는 최수연 대표

“미래 성장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생산설비가 없는 인터넷 산업에서 경쟁력의 본질은 결국 인재에 있기 때문이죠.”

Q. 네이버가 주목하고 있는 신산업 분야는 무엇입니까? 미래 성장을 위한 추가 계획이 있다면요?

A. 지금 산업 전반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AI’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AI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혁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역시 AI를 중심에 두고 자체 모델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AI 에이전트2’를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산업 환경이 워낙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새로운 키워드가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변화가 오더라도 결국 핵심은 ‘기술 혁신’입니다. 그래서 네이버는 특정 산업에 집중하기보다, 기술 그 자체에 대한 투자와 내재화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매년 연구개발비를 꾸준히 확대해 AI 모델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디지털트윈과 로보틱스 등 근미래 기술 연구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역량이 네이버만의 새로운 혁신을 만드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또한 네이버는 반도체·자동차·조선·방산 등 대한민국의 핵심 제조 산업이 AI 혁신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산업의 AI 전환을 주도하며, 한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미래 성장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생산설비가 없는 인터넷 산업에서 경쟁력의 본질은 결국 인재에 있기 때문이죠. 네이버는 D2SF와 네이버벤처스3를 통해 역량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새로운 기술과 기업, 사람을 잇는 네이버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될 것입니다.

  • 2.AI 에이전트: 사용자의 목표나 명령을 이해해 스스로 판단·행동하며 작업을 수행하는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 시스템
  • 3.D2SF / 네이버벤처스: 네이버의 기술 스타트업 전용 액셀러레이터이자 기업형 벤처캐피탈(CVC)로, AI·로보틱스·모빌리티·공간컴퓨팅·헬스케어 등 기술 기반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하고 성장을 지원
2025 APEC CEO 서밋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최수연 대표
글로벌 AI 테크 기업

Q. 네이버 AI 전략의 중심에는 ‘하이퍼클로바X’가 있습니다. 이 모델은 네이버의 미래에서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A. 네이버는 장기적으로 모든 서비스에 생성형 AI를 적용해, 디지털 생태계 내 이용자·창작자·판매자를 더 세밀하게 연결하는 도구인 ‘통합 에이전트’를 구축하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의 내재화입니다.
네이버는 필요한 기술을 외부에 의존하기보다 직접 연구·개발하며 스스로 발전시켜온 회사입니다.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는 그 철학을 대표하는 결과물입니다. 네이버의 독자적인 검색엔진, 네이버랩스의 공간지능 등 핵심 기술들도 같은 맥락에서 탄생했습니다.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하이퍼클로바X는 ‘소버린 AI4’ 개념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저는 기술이 한 언어, 한 문화에 갇혀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네이버는 한국에서 하이퍼클로바X 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동남아·중동·일본 등으로 그 경험을 확장하며 각 지역의 AI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고 있습니다.

  • 4.소버린 AI(Sovereign AI): 기술적인 자립성을 갖추어 각 국가가 독립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고 관리해 운영하는 체계

Q. 오픈소스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 SEED’의 기대 효과는 무엇입니까?

A. 그동안 국내의 오픈소스 모델은 연구용으로 제한된 경우가 많지만, 하이퍼클로바X SEED는 상업적 목적의 활용까지 가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AI 기술은 독점될 때보다 공유될 때 훨씬 빠르게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라이선스나 비용 문제로 AI 도입을 망설이던 중소기업도 하이퍼클로바X SEED를 통해 자유롭게 실험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이퍼클로바X SEED가 국내 AI 생태계를 더욱 활성화하고, 한국의 AI 기술력이 글로벌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Q. ‘온-서비스(On-Service) AI’는 기존의 ‘플랫폼+AI’ 접근과 어떻게 다릅니까?

A. 네이버는 사용자, 판매자, 광고주, 파트너사 등 플랫폼 생태계의 구성원이 모두 AI의 가치를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포용적 AI 철학’을 바탕으로, 네이버의 전 서비스에 AI를 녹여낼 계획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AI를 ‘추가 기능’으로 접근합니다. 하지만 네이버는 AI를 서비스의 근본적인 구조 즉, 플랫폼 생태계의 모든 구성원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I 브리핑’은 이용자가 입력한 검색어의 핵심 정보를 간결히 보여주되, 그 안에서 창작자와 콘텐츠의 출처를 명확히 제시합니다. 이는 단순한 정보 요약을 넘어 창작 생태계를 보호하고 정보의 신뢰를 높이는 방식입니다.
또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는 AI가 이용자의 취향과 구매 이력을 분석해 초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합니다. 지도 서비스에서는 공간지능 기술을 활용해 현실과 디지털 공간을 정밀하게 연결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책임

Q. 네이버는 ‘프로젝트 꽃’을 통해 창작자와 중소상공인(SME)을 지원해왔습니다. 최근 ‘임팩트 위원회’를 출범하며 사회공헌 전략을 바꾸었는데, 어떤 이유였나요?

A. 네이버의 생태계는 수많은 창작자, 중소상공인(SME), 파트너들이 함께 만들어갑니다. 이들의 성장이 곧 네이버의 성장이라는 철학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기술의 시대일수록 중요한 것은 ‘포용성’입니다. AI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SME와 창작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그래서 단순한 기부나 후원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의 선순환을 만드는 ‘임팩트 중심 전략’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1조 원 규모의 임팩트 펀드를 조성해 창작자 교육, AI 리터러시 확대, 지역사회 기술 접근성 개선 등에 투자하며 소셜 임팩트의 범위와 깊이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기술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기술로 실현하는 것, 그것이 네이버가 지향하는 임팩트입니다.

리더십 경험

Q. 서울대 공과대학, NHN 마케팅 직무, 하버드 로스쿨 LLM 등 다양한 배경과 경험이 경영에 어떤 영향을 주었습니까?

A. 마케팅 경험은 사용자와 시장의 목소리를 듣는 법을 배우는 기회였습니다. 변호사로 일하면서는 기업의 구조와 리스크, 규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익혔습니다. 하버드 로스쿨에서는 해외 시장과 법제도의 다양성을 체감했고, 그 경험은 지금의 글로벌 경영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현재의 의사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단기적 이익보다 장기적 신뢰를 우선시하고, 기술의 사회적 영향을 고려하며, 각 부문이 가진 다양한 시각을 통합하려 노력합니다. ‘사용자 중심’이라는 네이버의 철학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과정에서 이런 경험들이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가정신

Q. 네이버의 성장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가정신은 무엇이었습니까? 네이버에 남기고 싶은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네이버의 역사는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처음 검색 시장에 진출했을 때 국내에는 이미 ‘야후’라는 강력한 글로벌 경쟁자가 있었지만 우리는 사용자 중심의 혁신적인 검색 서비스를 내놓으며 정면 승부를 걸었고, 그 결과 한국 인터넷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네이버는 새로운 기술의 전환기마다 스스로의 해법을 찾아왔습니다. 모바일 시대로의 변화, 글로벌 시장 진출, 그리고 지금의 AI 전환까지 모든 과정이 도전이었고, 그 도전이 네이버를 성장시켰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의 해법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지금까지 네이버가, 그리고 네이버의 대표가 지켜온 역할입니다. 저 역시 그 ‘도전 정신’을 네이버에 더욱 뿌리 깊게 남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