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Focus
기업가정신의 미래를 설계하다
2025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
한국경제인협회와 500여 명의 기업인이 함께한 ‘2025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제주하계포럼은 1986년 개막한 이래 현재까지 국내 1만여 명의 경영자들이 참석한 국내 최대 경제계 지식 교류의 장으로, 최고경영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네트워크를 이루고 미래 전략을 모색한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도전과 혁신의 경험담으로 뜨거웠던 여름의 제주로 떠나 본다.
사진 김동열




“이번 포럼의 주제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업가정신, 도전과 혁신’입니다. 기업가정신은 국가 경제의 엔진으로,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업가정신을 되살리는 제도와 환경이 절실합니다. 한경협은 기업가정신의 ‘발전소’로서 기업 환경 개선을 위해 변함없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류진 한경협 회장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은 한국경제인협회가 1986년 이후 매년 여름 휴가 기간에 진행하는 행사로, 최고경영자들에게 기업 전략 수립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경제계 지식 교류의 장이다. 나아가 교양 강좌, 친선 운동, 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으로 경영자들에게 자기 계발과 화합, 재충전의 기회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올해로 38회를 맞이한 제주하계포럼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업가정신, 도전과 혁신’을 주제로 7월 16일부터 19일까지 3박 4일간 제주도에서 진행됐다. 올해는 디지털 금융, 로보틱스, 여행, 헬스케어 등 각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연사로 자리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의 미래 전략과 혁신 사례를 공유하며 기업가정신과 미래 전략을 함께 모색했다. 특히 이번 포럼에는 침체된 내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K-바캉스 실천의 취지를 포함해 의미를 더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하이브의 글로벌 확장
이재상 하이브 대표
하이브는 음악과 기술에 기반한 엔터테인먼트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을 지향하는 기업이다. 2005년 설립 이후 20년 만에 국내 시가총액 1위 엔터테인먼트 기업, 세계 음반사 기준 시가총액 4위 회사로 성장했다. 한국을 넘어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존재감을 갖게 되기까지 하이브가 K-Pop 시장에서 맞닥뜨린 위기와 혁신적인 솔루션을 살펴본다.
‘K’에 대한 책임감과 콘텐츠 산업의 혁신을 향한 소명 의식
하이브의 현재 사업 규모와 성장 속도만 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가도만을 달려온 기업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 하이브의 성장 과정에는 매 순간 ‘위기’가 있었다. 그리고 하이브는 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성장 스토리를 써 온 기업이다. 또한 하이브의 성장 과정에서 BTS 브랜드의 글로벌 성장은 ‘K’에 대한 책임감과 더불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산업 전반에서의 혁신의 필요성을 생각하게 된 계기였다.
소속 아티스트가 인기를 얻으며 기업의 영향력 또한 확대되는 과정에서 K-Pop 선도 기업으로서의 소명과 책임을 느끼기 시작한 하이브는 문화콘텐츠 산업에 그 누구보다 먼저 위기의식을 제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K-Pop이 지닌 의미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였다. 실제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2023년 관훈포럼에서 ‘K-Pop 산업에 대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 때’라고 피력했다. 당시 K-콘텐츠 수출이 절정에 달했기에 업계에는 거대한 파문이 일었지만 방 의장의 발언에는 분명한 근거가 있었다. 철저한 시장 객관화를 바탕으로 대형 IP 활동 둔화, 신규 스타의 부진, 글로벌 스트리밍 성장세 둔화 등 위기 시그널을 일찍이 감지한 것이다.

K-Pop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하이브의 접근 방법
K-Pop을 일시적 트렌드가 아닌 고정 수요 기반의 장르로 정착시키기 위해서 하이브는 세 가지 핵심 솔루션을 도출했다. 첫째는 멀티 홈, 멀티 장르(Multi-home, Multi-genre) 전략이다. 먼저 멀티 홈은 현지 문화와 특성에 따른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하이브는 여기에 팬덤 기반의 멀티 장르 전략도 병행했다. K-Pop 특유의 팬덤 비즈니스 모델을 하나의 어프로치(Approach), 즉 방법론으로 정립해 다른 장르에도 적용함으로써 성과를 얻는 것이다. 다국적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는 이러한 전략의 대표 사례다. 2024년 글로벌 데뷔 후 타이틀곡 ‘터치’(Touch)로 영국 NME의 ‘올해 최고의 노래 50선’에 선정됐고, 올해 5월 신곡 ‘날리’(Gnarly)로 미국 빌보드 ‘HOT 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 톱 100’ 차트에 8주 연속으로 진입했다. 최근 북미 16개 도시 투어가 전석 매진되며 한미 언론에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는 ‘K-Approach’라 불리는 하이브식 팬덤 중심 운영 방식이 글로벌 주류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둘째는 지속적인 슈퍼 IP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건강하고 효과적인 운영 방식에 기반한 멀티 레이블(Multi-label) 체계다. 유통, 투어, 영상 등 기반 인프라를 통합 운영해 효율성을 높이되 레이블별 차별성 확보를 위해 제작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하이브는 빅히트 뮤직, 빌리프랩, 쏘스뮤직,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KOZ엔터테인먼트, 어도어 등 국내 레이블 확장 모델을 미국·일본·라틴 시장에도 동일하게 적용해 다양한 아티스트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각 시장에서 독자적인 색깔과 팬덤을 형성할 수 있게 했다.
마지막은 팬 경험(Fan Experience) 확장으로, 팬과 아티스트의 접점을 통합하는 디지털 기반 플랫폼 ‘위버스’ (Weverse)가 핵심 사례다. 커뮤니티, 콘텐츠 소비, 소통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일원화해 팬과 아티스트의 관계를 심화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얻었다. 현재 위버스는 전 세계 245개 지역에서 약 1,200만 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를 기록하는 독보적 팬덤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팬을 단순 소비자가 아닌 콘텐츠 공동 생산자로서 참여시키는 구조는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로컬 플레이어로 주도권 확보
하이브는 K-Pop을 단순히 수출하는 데서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로컬 플레이어로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추진해 나갔다. 전 세계 1위 음악 시장인 미국에서는 현지 레이블 인수 혹은 합작을 통해 주류 네트워크에 진입했고, 2위 음악 시장인 일본에서는 음악 솔루션 사업의 선추진을 통해 일본의 음악 솔루션 시장 3위 사업자에 올랐다. 앞서 설명한 멀티 홈, 멀티 장르 전략은 기본적으로는 작은 내수 시장에서의 성장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미국·일본·라틴 등 음악산업 주류 시장을 ‘홈 마켓’으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며, 동시에 규모의 한계를 가진 ‘K-Pop’ 장르를 넘어 팝·라틴·컨트리·힙합 등 주류 장르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의 기반에는 국내에서 생산된 콘텐츠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생산된 콘텐츠도 ‘우리의 자본’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우리의 것’이라는 K-Capital Play의 철학이 공고히 자리잡고 있다. 해외 시장에 존재하는 현지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각 시장 내에서 ‘로컬 플레이어’로서 로컬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투자’를 ‘사업 운영 노하우’ 및 ‘현지 네트워크’와 결합시켜 만들어 낸 하이브만의 글로벌 시장 확장 모델인 것이다.
하이브는 지금까지 다양한 국내외 도전 속에서 콘텐츠의 부가가치를 높여 왔다. 앞으로도 하이브는 K-Pop을 비롯한 K-컬처 기업들이 하이브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인 수혜를 누리고, 하이브의 인프라를 활용해 다양한 시너지를 내며 K-컬처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 전망한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이사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수가 10년간 5배가량 늘어난 가운데 한국에서도 모바일 중심 금융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21년 10월 우리나라 인터넷전문은행 3사 중 가장 늦게 출범한 토스뱅크는 3년여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1,300만 고객 기반을 구축하는 등 제1금융권 은행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했다.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독자적 전략으로 디지털 뱅킹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토스뱅크를 소개한다.

고객을 중심으로 혁신하다
토스뱅크의 혁신 방식은 단순하다. 모든 문제를 고객 관점에서 해결하는 것이다. 은행이 정한 날짜에 이자가 지급되던 기존 방식과 달리 고객이 클릭하는 즉시 이자가 지급되는 ‘지금 이자 받기’, 전세 사기 우려를 줄인 등기부등본 변동 실시간 알림 서비스, 광주은행과의 협업을 통한 ‘함께대출’ 상품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과 재미, 실용성을 결합한 ‘개인저금통’ 등의 상품도 세대와 연령에 무관하게 인기를 얻고 있다.
기술 경쟁력도 강점이다.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1, 비대면 신분증 인증 시스템, 대안 신용평가 모형2 등을 자체 개발해 금융 접근성을 높였다. 내부에서는 IT·기획·상품 부서 간 경계를 최소화한 애자일(Agile) 체계로 빠른 실행을 추구하며, 직원들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복지 환경을 갖췄다.
- 1.Fraud Detection System, FDS
- 2.Toss Scoring System, TSS
토스뱅크가 제안하는 완전히 새로운 금융
출범 3년 9개월 된 신생 은행, 토스뱅크의 빠른 성장의 배경에는 혁신과 함께 고객 신뢰와 지속가능성이 있다. 토스뱅크는 신뢰, 투명성, 안정성 등 지속가능성의 핵심 요소를 바탕으로 정보보호 관리체계3 인증, 24시간 고객센터 운영, 은행권 최초 금융사기 보상 제도인 ‘안심보상제’ 시행 등 고객 중심 운영을 펼쳐 왔다. 그 결과 포브스 선정 대한민국 1등 은행(2023~2025), CNBC 선정 아·태 최고 은행(2024), 국가고객 만족도(NCSI) 인터넷전문은행 1위 등의 영예를 안으며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은행권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장 점유율은 10%도 되지 않는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는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는 뜻이다. 기존 상품의 고도화와 출시가 예정된 주택담보 대출, 외환 송금, 펀드 판매 등 신규 상품이 가세하면 외연 확장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토스뱅크는 모두가 접근 가능한 포용적 금융 플랫폼을 목표로 개인화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한편 국내에서 검증된 디지털 금융 모델을 해외 시장에 적용하기 위해 글로벌 확장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짧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토스뱅크는 완전히 새로운 금융을 제안하며 디지털 금융의 미래를 만드는 중이다.
- 3.Information Security Management System, ISMS
현동진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랩장
병원, 사무실, 물류센터, 아파트 등 우리 삶의 공간 곳곳에는 고령화, 안전, 인력난 같은 다양한 문제가 존재한다. 로보틱스는 이러한 사회문제의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장에서 작동하는 물리적 AI, 로보틱스의 진화
로보틱스는 단순한 로봇 제조업이 아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솔루션이 결합된 집합체이자 새로운 사업을 여는 플랫폼이며 궁극적으로는 공간 속에서 공간 서비스를 구현하고 사회를 바꾸는 활동이다. 따라서 로보틱스의 지향점은 비싸지만 좋은 기술이 아니라 살 만하며 쓸 만한 기술, 즉 현장에 적용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랩은 산업과 생활에 모두 적용 가능한 제품을 개발해 왔다.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로 작업자의 근골격계 부담을 경감시키고, 의료용 보행 재활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멕스’(X-ble MEX)와 배리어 프리 기술이 적용된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utomatic Charging Robot, ACR) 등으로 약자의 불편을 해소했다.
이러한 실용철학에서 로보틱스랩의 모바일 로봇은 임베디드 AI(Embedded AI), 즉 인터넷이 끊겨도 작동하며 현장에서 즉시 반응하는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임베디드 AI가 센서를 통한 인지적 AI(Perception AI)와 결합하면 ‘물리적 AI’(Physical AI)가 완성되는데, 학습한 AI를 내장하고 서비스 인터페이스까지 결합된 물리적 AI는 환경과 상호 작용하는 실체로 작용한다.
현장과 생활을 잇는 서비스 혁신
로보틱스랩은 로봇 자율주행과 서비스 네트워크를 결합한 사용자 맞춤형 자동화 이동 서비스 연구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로봇 배송, 전기차 충전, 패트롤, 안내와 같은 다양한 로봇 서비스 등이 이미 실증 단계에 있다. ‘플릿 매니저’(Fleet Manager)는 로봇과 서비스를 실시간 통제·관리하며 결제 시스템과 건물 인프라까지 연동한다.
생활 밀착형 서비스도 현실화됐다. 편의점 상품 집기, 진열 정리, 상자 운반, 음료 서빙 등 로봇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는 늘어나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는 양팔 모바일 로봇이 단순 반복 작업을 대체하며 품질 관리의 효율성을 높인다.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는 연말에 최초 공개될 예정인 양산 모델로, 다양한 산업과 생활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로보틱스 사업의 핵심은 기술의 가치와 통한다. 기술의 무의미한 나열이 아니라 해당 기술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가 기술의 확장성을 실증한다. 로보틱스랩은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살 만한 가격과 쓸 만한 기술’을 갖춘 글로벌 로보틱스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최재원 SAMG엔터테인먼트 부대표
애니메이션 IP <미니특공대> <캐치! 티니핑> 시리즈로 아이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은 SAMG엔터는 올해 상반기 주가 상승률 621%를 기록하며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연령대를 사로잡은 국내 대표 콘텐츠 IP 기업 SAMG엔터테인먼트의 비즈니스 전략을 소개한다.

자사 IP 개발로 비즈니스 모델 전환
캐릭터 소비의 주체인 MZ세대가 최근 랜덤박스와 가차(Gacha)에 열광하면서 소비 문화도 변하고 있다. 이처럼 수집의 재미가 반복적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는 일본 반다이와 중국 팝마트 등 아시아 캐릭터 기업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었다. SAMG엔터는 이를 적극 도입해 1년 사이에 약 800% 주가 상승을 경험했고,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주가 상승률 621%를 기록하며 K-뷰티와 K-방산을 제치고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SAMG엔터의 눈부신 성공 뒤에는 뼈아픈 경험이 있다. 2000년 7월 삼지 애니메이션으로 출발한 SAMG엔터는 차근차근 포트폴리오를 쌓았지만 20여 년간 적자에 시달렸다. IP 소유권이 없어 글로벌 히트작 <미라큘러스: 레이디버그와 블랙캣> 시리즈를 제작하고도 외주 제작비 이외의 추가 수익을 얻지 못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자사 IP 개발에 나선 SAMG엔터는 <미니특공대> 시리즈를 중심으로 자체 완구 제조와 유통에 뛰어들었다.
SAMG엔터의 대표 3D 애니메이션 IP <캐치! 티니핑> 시리즈는 마법 소녀물에 <포켓몬스터> 스타일의 수집 구조를 결합한 전략작이다. 티니핑 피규어 누적 판매량은 국내에서만 700만 개를 돌파했고, 시리즈의 주 시청층인 4~7세 여아의 1인당 보유 피규어는 평균 10개로 추산된다. 왕국별 캐릭터가 어린이와 보호자의 수집 본능을 자극하며 캐릭터 수집이 하나의 문화가 된 사례로, 티니핑 팬덤의 경제 파급력을 증명한다.
키즈 콘텐츠에서 패밀리 브랜드로
SAMG엔터는 <캐치! 티니핑> 시리즈를 키즈 콘텐츠에 머물게 하지 않았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울림이 닿도록 감정을 촘촘히 설계한 것이다. 2024년에 개봉한 영화 <사랑의 하츄핑>은 박스오피스 125만 명으로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성적에 비해 매출은 비교적 낮았지만, <캐치! 티니핑> 관련 콘텐츠는 각종 SNS 알고리즘에 노출되며 1020 세대에 자연스럽게 침투했다. 이를 기반으로 <캐치! 티니핑> 시리즈는 현대자동차, SM엔터, 기아타이거즈, 클리오, CU, 쿠키런, KB국민카드 등과 협업하며 모든 세대가 사랑하는 브랜드가 됐다.
1세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OSMU(One Source Multi Use)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콘텐츠 기업으로 성공적 변화를 꾀한 SAMG엔터는 글로벌 IP로 도약할 결정적 타이밍이 지금이라고 판단, 향후 해외 시장으로의 본격 진출을 통한 수익성 확장을 꾀하고 있다.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이사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하나투어는 명실상부한 국내 여행업계 1위였다. 인천공항 이용객 5명 중 1명은 하나투어 고객이었고, 패키지 여행 시장 점유율은 36%에 달했다. 지난 25년간 시장 연평균 성장률이 12%였던 반면 하나투어는 21% 성장하며 65배 규모로 위력을 키워 갔다. 그러나 2020년 팬데믹이 시작되자 모든 매출이 사실상 ‘제로’가 됐다. 그러나 하나투어는 세계적 위기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브랜드와 서비스를 재정비하며 새로운 확장을 시도했다.

팬데믹 위기 속 하나투어의 결단
코로나로 전례 없던 매출 절벽을 겪게 된 하나투어는 부동산 매각과 유상증자 등 자구책을 시행했지만 팬데믹의 벽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전 세계 여행 시장이 얼어붙었던 그때, 하나투어는 이대로 멈춰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결단으로 엔데믹 시대의 시장 재개 시나리오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하나투어의 고민은 하나였다. 어떤 모습으로 어떤 여행을 제공할 것인가. 하나투어는 여행에 초점을 맞춰 브랜드의 역량을 키우기로 결단을 내리고, 2021년 CI와 슬로건을 리뉴얼하며 여행자의 꿈을 함께 펼치기 위해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먼저 팬데믹이라는 위기를 인프라를 재정비할 기회로 삼고 시장 재개를 준비했다. 차세대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2021년 10월 경쟁사보다 1년 앞서 인력을 복귀시켰다. 또 강렬한 임팩트를 노리는 ‘한 방 프로젝트’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바꿔 SNS 등에서 자연스러운 브랜드 전파를 유도했다. 여행의 본질에 집중하고자 고객 니즈를 반영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단체 쇼핑 일정을 배제한 ‘하나팩 2.0’, 고객이 직접 항공과 호텔 조건을 선택하는 ‘내맘대로’, 프라이빗한 맞춤형 단독 패키지 ‘우리끼리’ 등이다. 이처럼 하나투어는 시스템, 인력, 브랜드 등 근본적인 변화를 추진하며 변화하는 여행 수요에 적극 대응했다.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일례로 하나팩 2.0은 고가의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2024년 영업 이익이 전년 대비 49% 성장했다.
전 세계 여행자들이 선택하는 브랜드를 꿈꾸다
하나투어는 동남아시아가 한국의 여행 시장 성장 곡선을 따라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싱가포르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현지에 경험과 인프라를 이전하는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AI 도입을 통해 운영 혁신에도 힘쓰고 있다. 수작업이 복잡하고 경험 의존성이 큰 기존의 여행업 프로세스를 LLM 기반 AI로 전환해 내부 역량을 상향 평준화하는 것이 목표다.
팬데믹의 긴 터널을 지나온 하나투어는 일회성 회복을 넘어 체질 개선을 마쳤다. 고객 경험 중심의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을 마친 지금, 하나투어의 다음 여정은 전 세계 여행자가 선택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