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Issue & Trend
피부에 스며드는 상쾌함,
프리미엄 냉감 섬유
포르페
매년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에 쿨링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헤어, 스킨케어, 선케어 등 뷰티 제품은 물론 물티슈, 패드, 탈취제 등 생활용품이 쿨링 기능을 더해 출시되는 가운데 섬유업계도 쿨링 대전에서 강세를 보이는 추세다. 일상복부터 운동복, 침구류에 이르기까지 우리 일상을 한층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고기능성 냉감 섬유 브랜드 ‘포르페’(FORPE)를 소개한다.
글 김혜원
사진 제공 코오롱인더스트리

“일상에 쿨링을 더하다”

더위를 날리는 새로운 방법
포르페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독자 기술로 자체 개발한 특수 섬유 브랜드다. 1957년 4월 국내 최초로 나일론을 생산하며 우리나라 화학섬유 시대의 서막을 연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폴리에스터, 기능성 석유수지, 산업용 특수 섬유 등 고기능성 소재로 제품군을 차츰 확대했다.
토털 소재 메이커로 명성을 키워 가던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0년 무렵 새로운 소재 개발에 뛰어들었다. 기후 위기로 한반도의 폭염과 열대야 일수가 증가하던 시기였다. 타는 여름이 해마다 이어지자 얇은 단순히 원단 이상의 무언가, 즉 체온을 낮출 과학적 방법에 대한 수요가 생겨났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60여 년간 쌓은 소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냉감 섬유 연구개발에 착수했고, 6년여의 시도를 거쳐 2017년 포르페 브랜드를 출시했다.
소재별 냉감 지표(Q-Max)1 비교 (단위: J/cm2·s)

냉감성과 디자인, 안전성을 모두 갖추다
브랜드명 ‘포르페’(FORPE)는 ‘강하게’라는 뜻의 프랑스어 ‘FORTE’(포르테)와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High Density PolyEthylene)의 약칭 ‘PE’를 결합해 만들어졌다. 냉감성을 넘어 견고함과 기능성, 기술 안전성을 모두 갖춘 섬유라는 브랜드 철학이 담겨 있다.
사실 포르페가 처음부터 냉감 소재로 기획된 것은 아니었다.
HDPE로 만들어진 원사는 강도가 높고 내마모성이 뛰어나며 일반 PE보다 염색이 어려워 생활용 섬유로 사용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섬유 가공 난도가 높아 제조 단가가 올라간다는 점도 한계로 작용했다. 실제로 HDPE는 의류나 침구 같은 생활 소재보다는 마찰과 충격에 강한 보호 장갑 등 산업용 소재로 활용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코오롱인더스트리는 HDPE의 또 다른 물성에 주목했다. 높은 밀도의 구조를 갖추고 있어 외부 열을 빠르게 이동시키는 특성에 착안해 피부에 닿는 순간 체온을 뺏는 냉감 소재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HDPE의 기술적 장벽을 극복하고자 섬유 단면 구조, 필라멘트 배열 방식, 열처리 공정까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수십 차례 실험을 진행했다. 약 6년에 걸친 시도 끝에 냉감성과 내구성이 탁월한 고기능성 냉감 원사, 즉 포르페가 탄생했다.
포르페의 첫 번째 강점은 뛰어난 냉감성이다. 포르페는 100% HDPE로 제작돼 외부 열을 빠르게 흡수하고 방출하는데, 우수한 열전도성 덕분에 피부에 닿는 즉시 체감 온도가 3~6℃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차가운 금속에 손을 댔을 때처럼 즉각적인 쿨링 효과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는 현존하는 섬유 중 냉감 성능이 가장 우수한 수준이다. 실제로 국내 섬유 제품에 대한 품질 시험을 실시하는 KATRI시험연구원의 평가에 따르면 시원하다고 알려진 인견과 나일론 등보다 냉감 효과가 두 배 이상 우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번째 강점은 독자적인 원착사2 기술이다. HDPE 원사는 결정 구조로 인해 본래 염색이 어렵지만, 포르페에는 별도 염색 공정을 거치지 않고도 원사 자체에 색상을 구현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이로 인해 원단 색상이 쉽게 바래지 않고, 색상과 패턴이 다채로운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0년 국내 최초로 그레이 원착사를 개발해 판매했고, 현재 다양한 색상의 냉감 원단을 국내 유수의 브랜드에 납품하며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세 번째 강점은 안전성이다. 포르페는 2023년 국내 HDPE 냉감 소재 최초로 유럽 섬유 안전 인증인 ‘오코텍스’(OEKO-TEX) 1등급을 획득했다. 피부에 자극 없는 부드러운 소재로, 3세 이하 영유아 피부에도 안전하며 민감한 피부에도 안심하고 사용 가능한 특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마모성 평가에서도 4~5등급을 기록해 다른 냉감 소재 대비 반복적인 세탁이나 마찰에도 성능 저하 없이 강한 내구성을 입증했다.
- 1.원단이 피부에 닿았을 때 차가움을 느끼는 정도를 수치화한 지표로, 값이 높을수록 냉감 효과가 우수하다.
- 2.섬유의 원사나 원단 대신 원료인 칩(chip) 자체를 염색해 색상이 있는 원사를 만든 것. 풍부한 컬러와 채도, 은은한 광택감을 살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HDPE 원착사 기술은 아직까지 국내에 흔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르페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브랜드 경쟁력으로 냉감성, 색상 구현력, 안전성, 내구성 등 무엇 하나 놓치지 않으며 국내 HDPE 냉감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침실에서 옷장까지, 포르페로 시원하게
이처럼 포르페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브랜드 경쟁력으로 냉감성, 색상 구현력, 안전성, 내구성 등 무엇 하나 놓치지 않으며 국내 HDPE 냉감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17년 포르페 브랜드가 출시된 이후 4년 만에 누적 판매량이 약 20배 증가했으며,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제품 수요 증가에 대비해 2023년에는 생산설비를 기존보다 두 배 이상 확대했다.
실제로 포르페는 에이스침대, 시몬스침대, 세사리빙, 이브자리, 닥스, 소프라움, 코지네스트 등 침구 브랜드에 납품되며 국내 HDPE 냉감 소재 시장에서 점유율 50%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쿨링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저가 유사 PE 제품이 다수 출시되는 등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프리미엄 냉감 소재임을 증명하며 브랜드사 적용 문의가 꾸준히 증가한 것이다.
현재 포르페는 침구를 넘어 의류 시장으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패션 부문)가 2020년 론칭한 워크웨어 전문 브랜드인 ‘볼디스트’(BOLDEST)에서는 작년부터 포르페를 적용한 기능성 냉감 의류 ‘포르페 쿨아머’ 시리즈 등을 출시했다. 볼디스트 특유의 내마모성 높은 소재 구성에 포르페의 즉각 쿨링 기능이 더해지면서 여름철 무더운 산업 현장에서도 작업자의 쾌적함과 활동성을 높이는 고기능 제품군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냉감 소재가 적용된 제품군은 이제 여름나기를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쿨링 프리미엄 브랜드 포르페를 아웃도어와 스포츠웨어 등 다양한 의류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도 눈앞에 두고 있다. 많은 글로벌 침구 업체가 냉감성과 안전성이 최고 수준인 포르페에 협업을 제안한 것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6년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뜨거운 여름을 한층 시원하게 만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