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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2025년 APEC 성공 위해 아태 지역 전문가들 여의도에 모였다
- APEC 싱크탱크 PECC 총회, 2025 경주 APEC 계기로 20년 만에 서울 개최
- 제임스 로빈슨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APEC은 글로벌 보호주의 극복 대안”
- 통상・AI・인구는 공통 도전과제, 역내 협력 강화로 ‘공동 번영’ 이뤄야
- 총회 결과물 집약한 ‘여의도 선언문’, 경주 APEC에 정책 의제로 제출 예정
2025년 10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문가 300여 명이 여의도에 모였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제32차 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PECC) 총회>가 8월 12일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됐다.
45년 역사의 PECC … APEC의 산파이자 아태지역 핵심 정책 플랫폼
PECC(Pacific Economic Cooperation Council)은 정부, 기업,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경제협력체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한 정책적 해법을 제시하는 APEC의 싱크탱크이자 공식 옵저버다. KOPEC(Korea National Committee for Pacific Economic Cooperation)은 PECC의 한국위원회로 이번 총회를 주관했다.
20년 만에 한국이 APEC 의장국을 맡게 된 것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에서 개최되는 이번 PECC 총회는 ‘변화하는 국제질서 속 아시아・태평양 협력의 재구상’ 이라는 주제로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 △인공지능 기술 혁신, △인구구조 변화가 가져올 복합 도전과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KOPEC 공동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1980년 창립 이후 1989년 APEC 출범을 주도하고 역내 협력의 중요한 다리 역할을 했다”며 PECC의 오랜 역사와 역할을 재조명했다. 이어진 환영사에서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PECC이 앞으로도 APEC의 핵심 싱크탱크이자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받는 정책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한국의 대표 경제단체로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영상 축사를 통해 “PECC에서의 논의가 APEC 회원 경제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프로젝트로 발전되기를 희망”한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이어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을 포함한 글로벌 통상환경 동향, 그리고 역내 협력 강화를 위한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APEC의 ‘열린 지역주의’ … 새로운 ‘글로벌 아키텍처’ 구상에 적합
본 세션에 앞서 202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가 정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KOPEC 공동회장)과 특별 대담을 가졌다. 로빈슨 교수는 미국 MIT의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 사이먼 존슨 교수와 함께 제도(institution)와 경제성장 간의 관계를 분석한 제도경제학의 권위자로, 한국의 경제발전 역사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해 왔다.
로빈슨 교수는 현재 다자주의 위기에 대해서 “기존 제도가 모든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진단하면서, “자발성, 개방성, 비구속성, 합의 기반 협력이라는 APEC의 ‘열린 지역주의’(Open Regionalism) 원칙은 다자주의의 쇠퇴와 보호주의 강화 등 ‘닫힌 지역주의’로 회귀하려는 글로벌 흐름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로빈슨 교수는 APEC이 ‘국가’(country) 대신 ‘경제체’(economies) 개념을 사용하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더 유연한 정체성이 필요한 시대에 APEC의 접근법이 새로운 ‘글로벌 아키텍처’ 구축을 구상하는데 EU보다 더 적합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휴대폰, 선박, 자동차뿐만 아니라 K-팝, 오징어게임, K-뷰티까지 경제적・문화적으로 놀랍도록 창조적인 사회”라고 극찬하며, “APEC 내에서 다양한 대화와 협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상・인공지능・인구 등 아태지역 공통 도전과제 관련 다양한 논의 이뤄져
이날 총회는 크게 네 개 세션으로 나뉘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직면한 공통 도전과제들을 집중 조명했다.
글로벌 통상 환경 및 세계 경제를 주제로 한 첫 번째 세션에서는 로빈 하딩 파이낸셜 타임즈 아시아 담당 편집장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전문가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WTO로 대표되는 다자간 무역 협정의 실효성이 저하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무역 규범의 ‘실험실’이자 ‘인큐베이터’로서 APEC이 갖는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했다.
인공지능(AI)을 주제로 한 두 번째 세션에서는 AI 윤리 및 안전 거버넌스 분야 전문가인 아투사 카시르자데 카네기멜론대학교 교수가 기조연설을 했고, 이치훈 CJ그룹 최고인공지능책임자 등 전문가들이 토론에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AI가 갖는 폭발적 성장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AI가 가져올 회원 경제체 간 불평등 심화를 우려하며, ‘포용 성장’과 ‘공동 번영’을 포괄하는 ‘APEC AI 이니셔티브’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 번째 세션에는 인구구조 변화를 주제로 차이팡 중국사회과학원 전임 부원장이 기조연설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사회 복지 지출 증가 등 사회경제적 리스크 증가는 정도의 차이일 뿐 APEC 회원 경제체 모두가 직면하고 있는 공통의 도전과제로 ‘미래번영기금’을 포함한 공동 대응 프레임워크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마지막 네 번째 세션은 나롱차이 아크라사니 태국 PECC 회장이 좌장을 맡아 아시아・태평양 지역협력의 미래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서는 전반적인 다자협력 기조가 약화된 가운데 현재 APEC 협력모델이 갖는 한계와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역내 미래인재 간 교류 확대 전략도 논의됐다.
청년 프로그램도 부활 … PECC 총회 결과물, ‘여의도 선언’으로 이어져
또한 이번 PECC 총회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중단됐던 청년 프로그램을 ‘KOPEC Youth Ambassadors’라는 이름으로 5년 만에 재개했다. 국제협력에 높은 관심과 열정을 가진 국내 대학생 20명이 선발돼 사전 교육과 준비 과정을 거쳐 총회에 참여했으며, 이 중 일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리더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과 인구 구조 변화를 주제로 한 정책 아이디어를 직접 발표하는 기회를 가졌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KOPEC 공동회장)은 “이들이 10년 후 아태 협력을 이끌 주역들”이라며, “청년 시각에서 바라본 정책 제안들이 신선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는 삼양식품이 후원한 불닭볶음면이 기념품으로 제공돼 국내외 참석자들이 한국의 대표적인 K-푸드를 체험하는 기회도 가졌다.
제32차 PECC 총회의 결과물은 최종적으로 ‘여의도 선언문’(Yeouido Declaration)으로 정리하여 2025년 10월 APEC 정상회의에 제출될 예정이다. ‘여의도 선언문’에는 ▲ AI 활용 방향성 정립과 회원 경제체 역량 강화, ▲ 포용적 성장을 위한 새로운 무역 패러다임의 모색, ▲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위한 공동전략에 대한 내용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행사를 주관한 KOPEC 관계자는 “이번 총회에서 나온 민간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들이 APEC 정상회의 논의 의제의 기초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첨부] 제32차 PECC 총회 프로그램